시모음

지평선넘어서 나는너를(시모음7부)

훼브스 2020. 7. 30. 17:25

 

202059

 

라라  

섬의 노을입니다

 

 

맨발  행복은 저녁노을이다.누구에게나 보이지만,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바라보기에 그것을 놓친다.”  마크 트웨인이 한 말입니다.  매일 피고 지는 노을이지만 우리는이 기적 같은 장관을 볼 마음의여유를 잊고 삽니다.  



  춘곡  며칠 사이 노을 예찬이 풍성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노을 하면 감제 만경의 노을이 제일 유명 한것이지요 국내에서 지평선을 볼수있는 유일한곳.. 전 운 좋게도 김제 노을을 딱 한번 보았는데 그 환상적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네이버에서 지평선에 대한 사진 빌려와보겠습니다    


맨발  지평선과 수평선에 대한 정의를 위키백과에서 옮겨와 보았습니다     지평선(地平線, 지평면(地平面)) 땅의 끝과 하늘이 만나는 선을 말한다. 수평선(水平線, 수평면(水平面))은 물과 하늘이 만나는 선을 말합니다 천정과 직각을 이루지요. 지평선은 보통 산이나 건물 등 보다 관찰자와 가까이 있는 물체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으며 평야 지대 등 넓은 영역에 걸쳐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바다나 거대한 호수 등지에서는 수평선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평선의 영미권 단어 '허라이즌'(horizon)그리스어 "ὁρίζων κύκλος"(오리존 뀌끄로스, ‘원을 나누다')에서 온 말입니다

  


     제임스여긴 산이 막혀 지평선을 볼수 없지만 파병산의 노을 사진 올려 보겠습니다 엘라 섬의 노을 참 아름답습니다

 



  


   맨발 항해중 수평선 해넘이 노을지는 바다를본 사람이면 그 장관에 넋을 잃고 맙니다 거기에 항해중인 배옆으로 돌고래들이포물선을 그리며 비상 낙하를 하는 모습상상해 보세요 난 그 모습을 몇 번 본적이있습니다 외국 포털에서 사진 한장 모셔 왔어요

 






 


   제임스 유토피아는 지평선 위에 있다.
내가 두 발자국 다가갔을 때, 유토피아는 두 발자국 물러난다. 만약 내가 열 발 자국 다가서면, 유토피아는 재빨리 열 발자국을 내달려 달아난다. 내가 아무리 다가간다고 해도, 나는 절대 유토피아에 다다를 수 없다. 그렇다면 유토피아는 왜 존재하는가?

바로 우리를 전진하게 하기 때문이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의 말인데요수평선은 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지평선은 신기루 같아서요 잡힐 것 같이 보이지만 멀리 가 있지요


  


   맨발 지평선 이야기 나오면이 작품을 말하지 않을수 없지요 193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된 작가 유진 글레드스톤 오닐 지평선 저 멀리  내용은 평야의 대초원 농장 형제와 마을의 매력적인 아가씨의 삼각관계의 사랑을 다룬내용입니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형 앤드류 병약하고 문학적인 동생 형의 애인이었던 루스에트킨스그러나 동생과 더 사랑하는걸 깨닫고 상선을 타려고 멀리 떠나갑니다그러나 5년후 돌아온 고향집엔동생은 죽어가고 어린 딸도 죽고농장은 망해 황페해 있습니다 거기서 루스에트킨스는 옛 사랑 형의 사랑이 회복되기를간절히 바랍니다 동생을 위해 의사를 대동한 앤드류의사로부터 동생 로버트는 곧 죽을것이란말을 듣게 됩니다 동생 도버트는 임종 순간에 지평선을가르키며 앤드류에게 말합니다 로버트 슬러하지마 이젠 나는 행복하게 된거니까이 따위 농장에서 벗어나서 끝없는 방랑의 길을 떠 날수 있다고산 저쪽이 얼마나 아름다워?? 낮익은 목소리들이 날 부르고 있군 이번이야 말로 가는거야그러나 마지막이 아냐자유로운 출발이지 항해의 첫 출발이야결국 난 해방되어 지평선 저 쪽으로 떠날 수 있게 된거지 기뻐해 줘요 날 위해서 기뻐해줘 형!! 루이스 부탁해

 

 



지평선 넘어는 겉으로는 농장의두형제와 그들이 동시에 사랑한 한 여성의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그러나 그 작품 이면에는 우리가 평생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로버트는 자신의 욕망 때문에 꿈을 포기하였습니다그가 사랑한다고 착각 하였던 루이스와의 결혼 생활은 기대와는 달리 빗나갔습니다꿈을 버린 결과입니다 은 이루어도 이루어지지 않아도우리가 살아가는 원동력입니다젊든 늙든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하루 하루는 희망인 셈입니다  somdari 님의 독후감에서

 



 

지평선과 수평선 시 모음  지평선 /쟈콥

그 소녀의 하얀 팔이
내 지평선의 모두였다.   새벽 산책길에서/정소슬

아스라한 초원 끝
지평선을 뚫고 솟구치는
태양을 보노라면

나도 저처럼
꿈 많은 얼굴로
태어났겠지 싶다
  지평선 / 김혜순  누가 쪼개놓았나저 지평선하늘과 땅이 갈라진 흔적그 사이로 핏물이 번져 나오는 저녁 누가 쪼개놓았나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 사이바깥의 광활과 안의 광활로 내 몸이 갈라지는 흔적그 사이에서 눈물이 솟구치는 저녁 상처만이 상처와 서로 스밀 수 있는가두 눈을 뜨자 닥쳐오는 저 노을상처와 상처가 맞닿아하염없이 붉은 물이 흐르고당신이란 이름의 비상구도 깜깜하게 닫히네 누가 쪼개놓았나흰낯과 검은밤낮이면 그녀는 매가 되고밤이 오면 그가 늑대가 되는그 사이로 칼날처럼 스쳐 지나는우리 만남의 저녁  지평선/정양  하늘 땅이 맞물리는 지평선에는가고 싶은 보고 싶은 것들도한꺼번에 맞물려 가물거릴지문득 그 지평선에 가고 싶었다만경강 건너 지평선이 보인다는 삼포 횟집을 찾아간다눈이 내린다  눈이 쉽게 멎을 것 같지 않다들마을 주막에 차를 세운다뜨거운 바지락 국물이목에서 시원하다주막집 내외는 마주앉자서담배내기 화투를 치고 있다  되 창문을 열고 내다본다보이는건 들판 가득 눈보라뿐하늘도 땅도 않보이는 눈보라뿐지평선은 보이지 않는다  아줌마 얼마나 더가면 지평선이 나와요여그가 바로 지평선 이라우여그는 천지 사방이 다 지평선이라우바람 들옹께 되창문이나 좀 닫으쇼잉   그렇구나 이세상에는 천지사방지평선 아닌데가 없겠구나보고 싶은 것들은 언제 어디서나 눈 감아도 떠도 다 가물거리겠구나  문 닫는 것도 잊어버리고넋 놓고 눈보라를 바라본다이세상 천지 사방에눈이 멎을 것 같지 않다   


  수평선에 대한 시모음  
나는 수평선이 불안하다/홍일표  일찍이 수평선의 마음을 훔쳐본 자는 말한다가느다랗게 실눈 뜨고 잠든 자는 칼을 숨기고 있다고저 칼이 무서워 납작 엎드려 있다고수평선은 서서 걸어가는 빗줄기들이 차례로 쓰러져 누운 곳예외 없이 평등한 가을이라고삭발당한 바다가 빈 동굴처럼 중얼거린다외줄 타듯 밟고 가는 수평선은 한순간 모든걸  삼킨다파도의 목을 반듯하게 베고 간 칼수평선은 바다의 입을 꿰맨 바느질 자국이다나란히 어깨 걸고 걸어가는 수평선의 나른한 오후를 조심해야 한다사내 스피커에서 긴 수평선이 지루하게 풀려나올 때빌딩 안에 머리 없는 사람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한다    내 삶은 수평선이 없다 /우심 안국훈

내 바다는 수평선이 없다
조각배 옆에 또 하나의 배, 그리고 또 하나의 배
끝없는 그리움이다

삶은 쓰다듬는 은유다
물고기가 꿈을 찾아 하늘을 날기 위해
지느러미가 날개가 되어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낸다
바다는 하늘이 되고 하늘이 바다가 되니
가슴은 그리움의 허공이다

내 하늘은 별과 달이 없다
창공을 나는 새 옆에 또 하나의 새, 그리고 또 하나의 새
지독한 사랑이다

사랑은 살아있는 목숨이다
땅에서 발을 떼지 않고 땅을 디디면서
그대를 만나 가슴속에 작은 꽃밭을 가꾸고 있다
꽃씨 하나 싹 트고 꽃을 피우니
숨결은 사랑의 꽃잎이다     립스틱 지우다/김선호  붉은 해안선을 크린싱 티슈로 지우자물결 자국만 남았다립스틱을 칠하고 투명 립글로스로 덧칠하고반짝이는 은빛 펄이 지워지면다시 그리고 붓으로 칠하듯물결은 종일 해안선을 다녀갔다립스틱 지워진 어머니의 입술처럼  물결 다녀간 자리가 모래알로 까칠하다파랑이 높아지며 격했던 바닷가숫한 해일을 뱉고 삼키느라뒤척이고 일렁이면서도 지키는 자리파도는 이따금 해안선을 물어 올리며혀 밑에 감춰둔 설움을 뱉어내게 했다정박해 있던 폐선이 휩쓸려 갈 때는텅 빈 마음조차 하얗게 부서졌다밀려가는 파도의 입술이 달싹거리며저만치 어둠에 묻힌다씻기지 않는 바람이 불자중심선이 지워진, 아득한 그 수평선      수평선 /허만하     뽕잎을 갉아먹던 상아색 벌레가 머리를 휘저으며 뿜어내는 가늘고 가는 실의 반짝임.   구름 한 포기 없는 하늘의 맑은 푸름과 구김살 없이 잔잔한 바다의 짙푸름을 가르는 팽팽한 명주실 한 올.   가까이 다가설수록 한 걸음 더 물러서는 거리. 뒤를 돌아보면 떠나온 자리에 어느덧 새로 태어나는 아늑한 반짝임. 끝내 그곳에 이르지 못하는 수평선.
  수평선/하 종 오
 

우리는 무너질 수 없구나.
조금과 사리가 번갈아 바뀐들
오가는 고깃배 오가게 두고
모래가 아무리 뒹굴며 부서진들
힘줄 꿈틀거리며 해일에 살으리.
잠든 지진이 깨어나면
뭍으로 몰아치는 파도 더욱 몰아치도록
하늘에 어깨 맞대고 일렁이면
바다만이 우리의 길이구나.
머나먼 길 가는 갈매기도 쉬었다 가는 곳,
쉬고 있는 휴화산이 터진들
거품 물고도 죽지 않는 노여움으로
없어질 수 없는 우리.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돌을 던지며
누가 짓밟고 간다 해도 폭풍우 울면 함께 울었다가
잦아들면 함께 잦아드는 수평선
우리는 무너질 수 없구나.   수평선/문충선  손을 펴면 지금도 수평선 같은 손금이
어린 날의 꿈을 태운다
수평선을 넘어갈 팔자우다
외할머니 손잡고 점쟁이 찾아다니던 어린 날은
진주 강씨 집안의 단 하나 외손이었다 손금 덕으로
농사일도 안 하고 맨날 빈둥빈둥
잠자리잡기 연날리기로 큰 사람이 되어갔다


점쟁이 말하던 수평선이야 어디 한두 번만 넘었으랴
수평선을 넘으면 수평선은 또 있었다 제주섬에
태어나 수평선을 넘어본 사람은 안다 어디를 가나
제주 사람은 수평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산다
그러다 바람도 잠자는 어느 겨울날 사각사각
첫눈이 내릴 그때쯤 아무도 몰래
이승의 온갖 덧없음 내버리고 나의 수평선을 건너가리라

 


  수평선 넘어/함석헌 수평선 너머 (水平線)

바다,
넓이 끝없이 까만
깊이 한없이 아득한
바다 또 바다
저 바다 너머는 또 무엇이 있나?

물결,
앞에도 앞에도 푸른 푸른
옆에도 옆에도 하얀 하얀
물결 또 물결
저 물결 뒤에는 또 무엇이 있나?

소리,
하늘 울어 천둥
땅 울어 지둥
흔들고 뒤흔드는
저 소리는 누가 흔드는 소리인가?

바다 아닌 바다
물결 아닌 물결
바람 아닌 바람
소리 아닌 소리
거기가 가고파서 그리워서,

울부르느냐?
흔드느냐?
들이치느냐?
떠서 도느냐?
이 소리, 이 바람, 이 물결, 이 바다.

논다,
늠실늠실,
우으로 우으로 늠씰늠씰,
아래로 아래로 흠씰흠씰,
그저 늠실거려 논다.

노했다.
밀려온다 밀려온다 온다 온다
철석 철서덕 쾅,
나간다 나간다 간다 간다
한숨 내쉤다, 부스스스 거품 거품.

싸운다 싸운다,
또 들어온다,
또 나간다,
들어오다 나가다 나가다 들어오다,
와아, 솨아, 출렁, 철렁.

밤낮으로 쉴새없이 우는 바다,
밤낮으로 걷잡을 수 없어 흔드는 바다,
밤과 낮으로 눈코 뜰 겨를 없이 들이치는 물결,
밤낮을 아우성을 치는 물결,
너는 무엇이 분하니 무엇이 노여우니?

이쪽엔 일고 꺼지는 유()의 물결
아득 아득한 수평선,
저쪽엔 죽은 듯 막막한 무()의 모래밭,
뽀얀 뽀얀 지평선(地平線),
수평선 지평선을 내다보는 그 가운데 천평선(天平線).

그 서품에,
그 바다와 모래밭 만나는 사이,
그 유()와 그 무() 갈라지는 짬,
그 싸움의 오고 가는 틈,
그 늘 싸우건만 이김도 짐도 없는 선 위에,

늘 들이치건만
더 얻음도 없는 선
늘 흘러 나건만
빠져남도 없는 선
늘 늘 변하면서 변함 없는, 선 아닌 선,

얼마나 많은 물결 거기서 부서진,
얼마나 많은 거품 거기서 꺼진,
얼마나 많은 모래 거기서 묻힌
얼마나 많은 발자국 났다가 사라진,
얼마나 많은 배 거기서 떠난,

수없이 많은 그림 여기서 그려진,
수없이 많은 음악 여기서 울린,
수없이 많은 진주 여기서 닦여난,
수없이 많은 얼굴 잃었다 만난,
수없이 많은 배 여기 와 닿던,

그 선 위에,
그 서품에,
한 형상 섰네,
어부 아닌 어부
호올로 서 있네.

발 밑에 설레는 물결
삼키려 함 모르는 듯,
머리 위 휘도는 모래바람
덮치려 함 모르는 듯,
바위처럼 서는 그 사람,

바닷바람에 찢기고 익히운
그 살, 그 힘줄
소금 모래에 타고 깎이운
그 이마 그 뺨
싸움의 기록을 그린 그 얼굴,

익어 떨어지는 밤알인 듯
붉고 검건만
저녁 영광 속에 빛나
황금옷 입은 천사인 듯
화평과 엄숙의 빛 띠어 있고,

바람결에 나부끼는
굽실굽실한 머리카락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져
자유의 기상 떠도는 속에
한 줄기 슬픔 숨음 드러냈네.

숲 속에 미끼 얻어본
독수리 눈인 듯
뚫어지게 들여다보는 그 눈,
또 갈라지는 애인들의 그것같이
애탐을 호소하는 그 눈,

아득한 바다 끝의 한 점
깜짝 않고 바라고 바라다가,
눈물 어릴 때마다
두툴한 그 주먹 들어
닦으며 닦으며 바라보았네.

바라다 바라다 못해,
소식 없어,
두 손 말아 나발 만들어
거친 수염 헤치고 입에 댄 후
소리쳐 부른다.

발꿈치 까꾸러지게 괴어
발끝으로 서고,
목 빠지도록 내빼어
수평선 너머 건너다보며,
어어이, 어어이.

외치고 외치건만
하늘 땅 뒤흔드는 아우성 속에
그 소리가 무어냐?
구름 물 맞닿는 멀고 먼 데
그 소리가 무어냐?

외친 그 소리
한 걸음을 못 나가
발 앞에 사나운 물결
거품 문 입에
다 삼켜버린 듯컨만

안타까운 가슴 앞에
영원인들 그 무어냐?
무한인들, 그 무어냐?
굽힐 둘 모르는 맘
부르고 또 불렀다.

목에 핏대 팔뚝같이 돋고
배는 대장장이의 가죽 풍군 듯
뱃결 쳐 불며 불며
열 두 고비 마지막 끝에서 울려내는 소리
어어이, 어어이.

천지는 무정하건만
그 강()엔 못 견디었나?
천지 유정해, 그 성()에 감동돼
한 때를 빌렸나?
요란하던 세계에 이는 또 무슨 일인가?

바람 쉬고,
물결 자고,
소리 죽고,
바다 잔잔해,
천지는 잠쯕 고요해졌네.

이 일순(一瞬)
이 고요한 일순,
이 눅어진 일순,
하늘 땅 사라져간 곳을 모르고
유무(有無)는 녹아들어 한 빛뿐이더라

찰나,
모든 힘이 치륜(齒輪)이 멎는 시간,
우주가 숨을 쉬는 시간,
들어간 숨이 아직 나오기 전,
나온 숨 채 들어가기 전

()도 아닌,
()도 아닌,
()도 아닌,
()도 아닌,
순간에도 차지 못할 찰나.

이 일() 찰나,
모든 동정 다 사라져 없고,
모든 적의(敵意)도 다 물러가 없고,
주관 객관 싸움도 없고,
무한을 단번에 만지는 찰나.

오직 하나 때만,
오직 하나 숨만,
오직 하나 삶만,
오직 하나 뜻만,
오직 하나 하나만,

하나만인 그 찰나에
모든 것이 다 죽은 시간
부르다 부르다 끊어진
바드득 쥐어짜 부른 끊어진 소리만
거칠 것이 없이 뚫고 달았다.

물 위로,
바람 위로,
구름을 뚫고,
하늘을 뚫고,
저 건너로 저 밖으로.

들렸나 아니 들렸나?
어디로 갔나?
하늘 땅은 알 리도 없고,
부른 제 맘만이
안다면 오직 홀로 알 소식.

부르기를 마치고
그 바다같이 잠깐 잠잠한 후
나발했던 두 손 갈라
오그려 좌우 두 귀에 대고
실눈을 감으며 어부는 선다.

바람 또 아우성친다,
물결 또 들였다 친다,
소리 또 뒤흔든다,
바다 또 늠실거린다,
억만 년 전부터 하는 그 장단대로.

하건만, 바람 소리 모르는 듯,
물결 뛰놈 아니 보는 듯,
모래밭의 회리바람 아니 무서운 듯,
수평선 넘어오는 소식 오직 들으려
어부는 숨을 죽이고 등걸처럼 선다.

소식 갔는지?
소식 왔는지?
알 길도 없고
어디로선지 모르게 날아온 백조 한 마리
안기듯이 발 앞에 풍덩 떨어져 앉는다.

끝없는 바다 끝없는 모래밭,
그칠 줄 모르는 떨리는 교향악,
수평선 지평선 넘겨다보며,
그 서품에 천평선 기대고 서서,
어부는 영원히 영원을 내다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