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9일 일요일
단짝친구 예숙 .민영 .보석.3인이
가을길목 북한산 자락길을 산책합니다
야생 꽃길엔 잠자리 노랑 호랑 배추흰나비
들이 꽃을 탐하며 짝짖기에 여념이 없었지요
새들이 노래하고 조그만 연못엔 비단잉어가
놀고 가을길목의 9월의 꽃들이 아름다웠습니다
보현봉이 보이는 꽃밭
도봉산이 보이는 능선
북한산 인수봉이 보이는 언덕
9월의 꽃들 더덕꽃 도
상사화 꽃 무릇 도
어린 영지버섯 도
모두 아름다운 산책길 친구입니다
데크 길 과 적당한 산길 암벽
김유정이 즐겨 산책하던 금병산 처럼
우리 단짝 친구들은 즐겨 이곳을 찾습니다
그러나 매일 걷다 싶히 하여도
그 길이 싫어지거나 실증나지도 않습니다
자락길 초입에 정호승의 詩畵가 있었습니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나무의 자태는 멋스럽고
힘찬 기운을 뽑냅니다. 우리도 저렇게 멋스러울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낯선 여행지를 다니다가 이상하게 생긴
굽은 나무를 발견하면
그 신기한 모양새와 끈질긴 생명력에 한참을
들여다보곤 합니다.
우리네 인생은 어쩌면 굽은 나무와
더 닮은꼴이 아닐까 생각한 까닭입니다.
그래서인지 "굽은 나무 예찬론"을 펼치는
정호승 시인의 시 한 편이 마음을 울립니다.
나무에 대하여 / 정호승
나는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다
함박눈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인다
그늘도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에 더 그늘져
잠들고 싶은 사람들이 찾아와 잠이 든다
새들도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는다
산책길 언제인지 벌서 가을색이 완연합니다
밤은 버러져 떨어지고
감도 노랏게 익어갑니다
열매들도 익고 귀뚜라미 울고요
꽃밭 옛날 고향집 주변 온통 꽃밭으로
장식했던 그곳의 그리움으로 꽃밭에 대한
詩를 모아 옮겨 보았습니다
<꽃밭 시 모음> 하영순의 '사랑의 꽃밭' 외
사랑의 꽃밭
가슴에 난을 심어
촉수마다 꽃을 피워
세파에 지친 그대에게 보시하리라
꽃술마다 피어나는 향긋한 향기
가슴에 가득 채워
머무는 눈길마다
그 향기에 취하게 하리라
미소가 파도치는
포근하고 편안한
사랑의 산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정성으로
시린 가슴 감싸안으리
(하영순·시인)
꽃밭에 서면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 듯이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잘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 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
남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받고 싶다
- 이해인
꽃밭
아기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정강이에 정강이에
새빨간 피
아기는 으아 울었습니다.
한참 울다 자세 보니
그건 그건 피가 아니고
새빨간 새빨간 꽃잎이었습니다.
(윤석중·아동문학가, 1911-2003)
어머니의 꽃밭
어머니는 어머니의 꽃밭이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키가 큰 모과나무 감나무 은행나무
밑을 지나
어머니의 꽃밭에 앉으신다
채송화 봉선화 분꽃
파파이신 어머니 얼굴이 활짝 열리신다
그 앉은뱅이 꽃밭 옆
손바닥만한 어머니의 텃밭도 있다
어머니는 어머니를 찾아온 막내며느리
손을 잡으시며
너의 시숙이 만들어준 저 텃밭에
콩꽃이 피었어야 파꽃이 피었어야
벌나비도 날아들었어야
(구순자·시인)
꽃밭에서
이른 봄날에
작은 씨앗 뿌렸었지
아름다운 네 모습 보고 싶어
햇살 보며 살며시 기도했었지
여름 아침에 고운 향기
이슬화장 아직 반짝이는데
네 모습 어쩜 이리도 아름답니
긴 목 가녀린 코스모스
해님 따라 돌아보는 해바라기
작은 손톱 예쁘게 물들이고
소녀가 되고픈 봉선화
긴 팔 감싸안고
아이 잠 깨우는 나팔꽃
향기로 손짓하여
소중한 아름다움 나누고
따가운 햇살에 웃는 모습
꽃밭에서 너를 보며 배우고 싶어라
사랑을 전하는
아름다움 전하는
널 닮아
향기로운 삶 되고 싶어라
(박상희·시인, 1952-)
6. 당신이 평화와 행복을 찾았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시기와 질두를 할 것이다. 그래도 행복하라~
꽃밭에서
개나리
진달래
흐드러진 꽃밭이다
맹진사댁 청사초롱이다
사월의 산언덕
포동한 등성이마다
너울 쓴 신부처럼
파닥이는 가슴이다
두려움의 껍질들이
허물을 벗고
차마 부끄러워
마지막 정절에 혼절하는
잔인한 환성이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시간을 헐고
한순간의 황홀을 위하여
아, 온몸을 투신하는
아리디 아린 눈물이다
(홍문표·시인, 1939-)
꽃밭
평생
살며
어머니는
삶의 귀퉁이에 자그마한
꽃밭에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씨를 뿌립니다.
큰아들 정 남,
둘째는 정 북,
셋째는 정 통일
딸은 정 하자
다 합치면
'남북통일하자' 입니다.
어떤 씨는
잘 자라
그분이 원하는
열매를 잘 맺어
흐르는 땀방울 위에
주름살 가에
잔잔히 번지는 흐뭇한 미소
그러나
더러는
꽃밭에 씨가
여물기도 전에
죽어버려
평생 어머니 가슴에
묻어버리는
씨앗도 있답니다.
(심홍섭·시인, 1960-)
마음의 꽃밭
우리 마음에
조그만 꽃밭 하나 가꿉시다
아무 계절이면 어떻습니까
마음의 꽃밭엔
꽃씨를 뿌리는 계절이 정해진 것 아니기에
정성 담아 꽃씨 뿌려두면
언젠가는 흐드러지게 피어나겠지요.
우리의 가슴속에
우리 마음에
아름다운 꽃밭 하나 가꿉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음의 꽃밭엔
꽃이 피는 때가 정해진 건 아니기에
한 번 뿌린 씨앗
아름답고 곱게 피어나겠지요.
우리의 마음속에
우리 마음에
오래도록 지지 않을 꽃밭 하나 가꿉시다
세월이 흘러도
마음의 꽃밭엔
꽃이 지는 시기가 정해진 건 아니기에
영원히 곱게 피어 있겠지요.
우리의 사랑 속에
(안숙자·시인)
인생의 꽃밭
눈물꽃과 웃음꽃이
반반이면
그 얼마나 행복한
인생의 꽃밭이겠는가.
수다한 눈물꽃 사이
듬성듬성 웃음꽃이어도
결코 불행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없으리.
안개꽃이 장미꽃의
은은한 배경 되어주듯
눈물꽃 없이는
웃음꽃도 빛나지 않으리니.
눈물과 웃음 뒤섞인
알록달록한 인생의 꽃밭은
어느 누구의 인생이더라도
눈부시게 아름다워라.
(정연복·시인, 1957-)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꽃에 대한 명언
*집은 책으로,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워라.
*마음 밭에 사랑을 심어라.
그것이 자라나서 행운의 꽃이 핀다.
*꽃은 지면 다시 피고 피었다가는 다시 진다.
*한 송이 꽃만 피어도 봄이 온 줄을 안다.
*당신은 이 아름다운 꽃들의 속삭임을 아는가.?
낮에는 진리,밤에는 사랑을 속삭인다.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난초가 있는
방에 앉아 있는 것처럼 향기롭다.
*꽃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람은
꽃을 가꿀 줄 모른다.
*꽃을 주는것은 자연이고 그 꽃을 엮어
화환을 만드는 것은 예술이다.
*봄 들판에 여린 꽃다지 한 송이도
겨우내 준비한 뒤에 꽃송이를 내민다.
*하나의 작은 꽃을 만드는 데도
오랜 세월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꽃은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아도
그 향기를 맡고 저절로 찾아오는
벌들이 있기 마련이다.
*꽃은 피어나야 하기 때문에 피는 것이지
예쁘게 보이기 위해 피는 것은 아니다.
*그 꽃과 열매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사람들의 왕래가 있어 저절로 길이 생긴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다.
*절제된 아름다움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
불필요한 것을 다 덜어내고 나서
최소한의 꼭 있어야 될 것만으로 이루어진
본질적인 단순 간소한 삶은 아름답다.
그것은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난 모습이기도 하다.
*꽃은 화분 속에 있으면 마침내 생기가 없어지고
새는 새장 안에 있으면 문득 자연의 맛이 줄어든다.
이 어찌 산 속의 꽃이나 새가 한데 어울리어
색색의 무늬를 이루며
마음껏 날아서 스스로 한가히
즐거워함만 같을 수 있으리오.
*고운 꽃은 향기가 없듯이 잘 설해진 말도
몸으로 행하지 않으면 그 열매를 맺지 못한다.
*오,마음이여.만일 무지한 자들이
그대에게 영혼도 육신처럼
멸할 것이라고 말한다면,
꽃은 죽어도 씨앗은 남는다고 대답하라.
이것이 하늘의 법칙이다.
*장미꽃은 가시 사이에서 피어난다.
*내일의 모든 꽃은 오늘의
씨앗에 근거한 것이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꽃을 꺾지만,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꽃에 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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