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산사에대한시모음(사랑의슬픔)

훼브스 2020. 12. 9. 12:49

 

 

 

 

개심사는 事蹟記에 의하면

654년(무열왕원년) 백제의자왕14

혜감국사 가 창건할

당시 개원사(開元寺)라 했다 합니다

1350년 처능대사가 중건 하면서 개심사(開心寺)라

개칭 하였읍니다

 

보물143호인 대웅전 기단은 백제시대 것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으며

보물 제1264호 개심사(開心寺)연산회쾌불탱 이 있읍니다

 

 

고색 찬란한 있는그대로 자연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중 하나로

개심사라 함은 마음을 씻고 마음을 열고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 서양화가 친구 들이 개인전시회와

아트페어전을 하고 휴식과 마음의

힐링(healing) 위해 찾아 갔습니다

 

백동백도 피고 청벚꽃도 피는 그곳

백동백은 철지나 아니보이고 왕벚꽃만 처연히

피었습니다

 

 

 

 

 

 

 

풍경소리 /이향숙


입구가 가까워지자
맑고 투명한 풍경소리가
내 마음안에 있던 흐림을 일깨운다.

탑 가장자리에서 투명하게 들려오는
저 풍경소리

스님의 목탁소리와 함께
불쌍한 중생들이
얼마나 많은 업보를 거쳐갔을까?

바람이 부는대로 누각의 처마밑에선
풍경소리에
또 한번의 업보가 거쳐간다.

나의 영혼이 깨끗하다곤 할 수없지만
여기 풍경소리를 듣고 있으면
나 또한 깨끗한 영혼으로
거듭 나는것 같다.

파문이 일고 간
내면의 바다에선 잔잔한 음율이 흘러 나오고

내마음 동요되어
나도 모르게 탑주위를 맴도네.

밤의 풍경소리 또한
온 세상의 맑음을 전한다.

붕어모양의 풍경이 바람에 하늘거리면서
맑은 소리로 내장의 비린내를
씻어내준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들려오는 풍경소리에
마음 한 구석을 비워내고 싶다.

 

 

 

 

 

 

 

풍경소리 /  최대희

인연의 처마 끝에 매달려
당신과 내가 풀어놓는
화음

맑은
사랑노래
       

 

 

 

 

 

 

 

풍경에 달다/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저 거리의 암자/신달자

 

어둠 깊어 가는 수서역 부근에는

트럭 한 대분의 하루 노동을 벗기 위해

포장마차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인과 손님이 함께

야간 여행을 떠납니다

밤에서 밤까지 주황색 마차는

잡다한 번뇌를 싣고 내리고

구슬픈 노래를 잔마다 채우고

빗된 농담도 잔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속풀이 국물이 짜글짜글 냄비에서 끓고 있습니다

거리의 어둠이 짙을수록

진탕으로 울화가 짙은 사내들이

해고된 직장을 마시고 단칸방의 갈증을 마십니다

젓가락으로 집던 산 낙지가 꿈틀 상 위에 떨어져

온몸으로 문자를 쓰지만 아무도 읽어 내지 못합니다

답답한 것이 산 낙지뿐입니까

어쩌다 생의 절반을 속임수에 팔아 버린 여자도

서울을 통째로 마시다가 속이 뒤집혀 욕을 게워 냅니다

비워진 소주병이 놓인 플라스틱 작은 상이 휘청거립니다

마음도 다리도 휘청거리는 밤거리에서

조금씩 비워지는

잘 익은 감빛 포장마차는 한 채의 묵묵한 암자입니다

새벽이 오면

포장마차 주인은 밤새 지은 암자를 거둬 냅니다

손님이나 주인 모두 하룻밤의 수행이 끝났습니다

잠을 설치며 속을 졸이던 대모산의 조바심도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거리의 암자를 가슴으로 옮기는 데

속을 쓸어내리는 하룻밤이 걸렸습니다

금강경 한 페이지가 겨우 넘어갑니다.

 

 

 

 

겨울 내소사 / 김문주

 

세상에 수런거리는 것들은
이곳에 와서 소리를 낮추는구나, 변산
변방으로 밀려가다 잠적하는 지도들이
일몰의 광경 앞에 정처 없는 때
눈 내린 오전의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아름답다
전부를 드러내지 않고도 풍경이 되고 어느새
동행이 되는 길의 지혜
작은 꺾임들로 인해 그윽해지고 틀어 앉아
더 깊어진 일은
안과 밖을 나누지 않고도 길이 된다
나무들은 때때로 가지 들어 눈 뭉치를 털어 놓는다
숲의 한쪽 끝에 가지런히 모여 앉은 장광 같은 부도탑들
부드러운 육체들이 햇빛의 소란함을 안치고 있다.
봉래루 설선당 해우소 산사의 마당에는
천년의 할아버지 당산과 요사까지
저마다의 높낮이로 중심을 나누어 가진 집채들
부푸는 고요
몸으로 스며드는 시간의 숨들
숨길이 되고 집채 사이를 오가다, 아
바람의 꽃밭, 열림과 닫힘의 자리에
바래고 문드러진 수척한 얼굴들
슬픔도 연민도 모두 비워낸 소슬무늬 꽃문
난만한 열망들이 마른 꽃으로 넘는 저, 장엄한 경계

 

대웅보전 앞마당에 발자국들 질척거리고
진창을 매만지는 부지런한 햇빛의 손들이여
내소사 환한 고요 속에 오래도록 읽는다
서해 바람의 이 메마른 문장을

 

 

 

 

보문사 감나무/목필균

 

보문사 극락보전(極樂寶殿) 앞
수십 년 수령의 감나무는
가을걷이 없이
빈 가지에 조롱조롱 감을 달고
겨울을 난다.

햇살 농도에 따라
얼었다 녹았다하며
땡감에서 홍시로 몸을 바꾸며
까치며 굴뚝새며 산비둘기까지
겨우내 먹이가 되어주며
법문을 행하고 있다.

몇 구비를 돌아 찾아오는
낙가산 보문사 불자들은
극락보전 부처님께 합장하는 마음으로
감나무를 올려다보며
몸으로 행하는 법문을 배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 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