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하늘공원에 가다(평보부부)

훼브스 2020. 12. 1. 15:05

 

 

추석에 왔던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너무 조용해졌다

그리하여 아내와 나는 하늘공원으로 향했다

 

 

 

하늘공원은 60년대 까지는 청정지역이 었다

난지도를 사이에 두고 앞강과 뒷강 흐르고

뒷강 강변 야산엔 경동호텔이 있었다

앞강의 백사장과 강가에서는 제첩이 많이 잡혔다

모래사장에서 군용 텐트를 치고 야영도 하고

수영하던 소년시절도 있었다

난지도에는 포도밭도 있고 연못위로 메디슨

카운트의 다리 모양 정서적인 아치가 있었고

갈대숲이 낭만을 자아냈다

그 분위기는 70년대 중반까지 이어져 그룹 미팅장소로

자주 이용되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 후반부터 쓰러기 하치장으로 변하고

서울시민의 오수까지 떠내려와 완전히 죽음의 난지도가

되었다 자주 갔던 난지도의 추억을 떠올리며

하늘공원에 가니까 전동차를 타고 오르는 사람들이

줄을 서 매표소 앞에 있었다

 

 

우리는 될수 있는 대로 원거리로 걸어 올라간다

가는도중 꽃도 보고 산딸 열매 코스모스길을 감상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전망대에서 보는 북한산의 백운대 노적봉

남산과 김포 쪽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처졌다

아직 덜 핀 갈대 숲 에서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며

코스모스군락의 원두막 지붕엔 박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내려다 보이는 월드컵 경기장의 위용을 보고

새삼 위대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느끼게 되는데

중학 월요일 조회 때 서병성 교장선생님의 훈시가

생각났다

세계사를 주도해온 여러나라들의 영광은 돌고 돌고 있다

여러분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대한민국이 세계에

위상을 날리는 우뚝 선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여러분 대망을 가져라.“

 

 

쓰러기 더미에서 까스 분출로 화재가 잇따르고

침전수가 한강으로 흘려 버려졌던 난지도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억새와 갈대는 제주에서 공수해 왔다고 하는데

드넓은 하늘공원은 전부 보기는 무리가 있어 2시간

동안 갈대숲을 거닐다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