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숲 /권옥희 언제나 축축이 젖은 여름 숲은 싱싱한 자궁이다 오늘도 그 숲에 새 한 마리 놀다 간다 오르가슴으로 흔들리는 나뭇가지마다 뚝뚝 떨어지는 푸른 물! 여름시모음 사진 :이재삼 그림 :평보 소나기 명언/황순원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 된다.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 꺽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쁠줄은 몰랐네 난 보라빛이 좋아, 근데 이 양산같이 생긴 노란꽃은 머지? 마타리꽃돌다리 건너에서 소녀를..